[ Ending ]

Game 제작시 종종 소홀하기 쉬운 부분이 바로 게임을 모두 끝낸 뒤 나오는 Ending 화면이다.

게임자체가 아무리 훌륭한 시나리오와 아이디어, 구성등으로 이루어져 있다고해도 모든 게임을 끝낸뒤 마지막 장면이 허망하면 전체적인 구성이 허술하게 느껴진다.

Ending은 대략 몇가지로 나타나는데
1. 후일담 - 가장 많은 형태로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와 '..는 현재 이러저러하게 살고 있다' 같은 류이다.

2. 반전 -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스토리를 뒤집는 유형으로 Cyber-Lib의 엔딩이 그랬었다.

밑의 스냅샷에 나온 양복입은 남자는 게임 초반부터 주인공에게 여러가지 임무와 도움을 주며 슈퍼컴퓨터를 파괴하게 하는데 막상 슈퍼컴퓨터를 파괴하고 나자 이제 자신들의 지구정복을 막을 것은 없다며 씨익 웃는다. 지금껏 열심히 싸워 왔던 것이 사실은 지구 침공을 돕는 일이었다는 것. 처음 봤을 당시 꽤 충격적이었다.


이제 우리의 지구정복을 막을 장애물은 없다. 후후..

3. 멀티엔딩 - 게임을 하는 도중 어떠한 분기점들을 거쳐왔는가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유형의 (happy 엔딩, bad 엔딩) 엔딩을 맞게되는 형태로 게임에 여러번 재도전하게 만든다.
(주로 Adventure 게임에서 볼 수 있다.)

수많은 멋진 게임 엔딩들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천지창조의 엔딩 - 세상의 봉인을 풀고 문명을 발전시키는 모든 험난한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고향마을엔 아무도 남아 있지 않고.
황량한 거리를 거닐며 쓸쓸히 추억을 되새기다가 역시 소멸돼 새가 되어 자신이 다시 세운 세상을 천천히 돌아보는 아크.
새벽, 노크소리에 밖으로 나가보는 엘.
(해보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모른다 ^^;)
시적이며 아쉽고도 아름다운 여운을 남기는, 명작 게임에 어울리는 걸작 엔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