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단테(Dante degli Alighieri)의 신곡(La Divina Comedia)이었다.

한데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 중 제 8옥인 말레볼제(Malebolge)에서 이름을 따온 Malbolge가 검색 중 걸렸다.
벤 올름스테드(Ben Olemstead)가 1998년에 만든 난해한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이 Malbolge를 보다 보니 일부러 난해하게 꼬인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드는 부류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이들에대한 소개를 정리한 위키인 Esolangs.org를 알게 됐다.
이곳에서 이 요상하고 잉여스러운 프로그래밍 언어들을 둘러 보다가 Sclipting이라는 중국어와 깨진 한국어 철자를 이용한 언어를 발견했다.

丟낆녬닆묬긅덯댦롤긐 <- 이게 Sclipting 언어의 hello world 코드란다. 그로테스크하다.

이 Sclipting 페이지에 링크된 Chinese characters 링크를 따라 영문 위키피디아의 중국어 항목을 방문하게 됐고 이 페이지의 하단부 다획수의 한자들 소개 부분에서 발견한 가장 기괴해 보이는 한자가 바로 '뱡'이었다. 이 뱡이라는 글자는 어떤 한자 사전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고 따라서 유니코드에도 들어있지 않은, 단지 중국 산시성의 국수 요리인 '뱡뱡면'을 나타낼 때만 쓰이는 글자다.

이것이 뱡뱡면을 알게된 오늘의 기묘한 웹서핑 경로였다.

뱡뱡면은 중국의 한, 수, 당나라 때 수도였던 장안이 있던 현재의 산시성 지방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간단히 먹던 면으로 밀가루에 소금과 물을 넣어 반죽한 뒤 끓는 물에 넣기 전 반죽을 2, 3cm 폭으로 길게 늘여 끊어 넣고 익으면 고추, 파 등을 얹고 땅콩기름 등을 넣어 먹는데 특히 겨울 등엔 추위를 이기기 위해 고추를 듬뿍 넣어 먹었다 한다. 한데 한자 사전에 없는 특이한 글자의 이름이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 최근에는 유행이 되어 전문 요리점도 생기고 시안의 명물이 될 정도가 되었다는 것. 역시 가난한 사람들이 먹던 한국의 수제비를 연상시킨다. 근자엔 여기에 식초, 소금, 간장, 고추, 초피나무 등의 조미료에 고수(香菜-샹차이/Coriander/dhania), 콩나물, 고기 등의 건더기를 넣어 먹기도 하는 모양이다.

14/2/12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