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오래되고 낡은 삐삐.
문득 그려보고 싶었다.
2년전쯤에 허리띠에 걸 수 있는 줄이 떨어졌고
떨어뜨려 우측 하단부가 깨진 이후로는 수신율이 확 떨어졌다.
게다가 지금 파견 나가있는 곳은 지하라 그런지 수신율 제로다.
처음 삐삐가 나왔을때는 이것도 족쇄같이 느껴져서
남들 다할때까지 안하다가 결국 유행이 끝나갈 즈음 마련,
남들 다 해지하고난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리 오래된 물건도 아님에도
어느새 완전히 골동품 취급당하는걸 보면
세상은 참 빨리도 돌아가고 있다.
어쨋건 이 녀석은 나와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아슬아슬한 수신율로 이어주고 있는
적절한 수준의 족쇄라고 느끼고 있다.
한데 가끔씩 제법 불편한데다
요즘 수신율이 심각하게 떨어진 바람에
슬슬 핸드폰으로 바꿔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제 규섭이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창고에서 삐삐들을 왕창 발견했단다. 고마워라. ^^
해서 당분간 내 소통은 계속
삐삐에게 맡기게 될 듯 하다.
하긴 난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만큼이나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