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중에서 '그냥 평범한 날이었지만 제 평생 잊지 못할겁니다.' 란 대사가 있는 광고가 있었다.
하지만 평생 잊지 못할 날이란 것 자체로 그 날은 이미 평범한 날이 아니게 된다.

그런데 왠지 정말 맘에 드는 카피다..
평범한 날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맘에 들고,
평생 잊지 못할 날을 평범한 날이라고 칭하는 것 역시 맘에 든다.

평범함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 지속되는 사람들이거나
삶이 얼마 남지않은 사람들.
그리고 또 여러가지 경우가 있을게다.
그 여러가지 경우중의 하나가 광고 카피로 나왔던 경우 아닐까?

그냥. 뭐 세밀하게 따져본다면 이유가 없는 경우가 있으랴마는
특별한 이유가 구체적으로 생각나지 않거나
구태여 이유를 붙이고 싶지 않을때등.

평범한 날을 기억에 남는 날로 여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된다면,
특히 어떤 이유나 조건을 달지 않고도 그럴 여유가 생긴다면
삶은 보다 넓게 열려질 듯한 생각이 든다.

이어지는 평범한 날들을 특별한 날을 바라는 조바심으로
더욱 헛되게 보내지 않을 수 있잖을까?
그럼 세계의 발전속도와 변화속도는 느려질테고
시행착오 역시 줄어들게 되잖을까?
- 시행착오가 적을 수록 변화와 발전속도는 떨어지곤 한다.

쿠.. 제법 보수적이잖은가?
하지만 난 아수라같아서 어떤 생각에 지지하면서
동시에 또는 곧바로, 혹은 얼마후
그 반대되는 생각에 빠져들곤 한다.

빠른 속도에 매료되고
느린 여유에 매료된다.

느긋한 나른함에 매료되고
불타는 열정에 매료된다.

어쨋건 지금은 느긋함, 나른함, 여유,
그리고 평범함에 매료되어있다.

나른한 아수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