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중국 노사모 해체 결정
국내 및 다른 해외의 노사모 동지 여러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제 중국 노사모도 손에 땀을 쥐며 개표방송을 지켜보았습니다. 가슴 조이다, 승리에 환호하다가 밤을 새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아마 많은 노사모 여러분이 어제 환호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기간을 돌아보면, 역사는 이렇게 어렵게 전진하는 군요. 또 한번 우리 국민은 긴 안목으로 볼 때 현명한 결정을
하였습니다. 눈물나는 밤이었습니다.
노무현의 지난 총선 낙선, 노사모 결성, 수산해양부 장관, 민주당 경선, 지자제 선거, 보선, 단일화 압력, 단일화
승리 그리고 투표 하루 전 정몽준 사태 이 모든 일이 이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아직 우리가 해야할 일은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입니다. 동서로 갈린 선거판, 조중종
등 조폭 신문, sbs와 KBS의 줄서기, 철새 의원......
그러나 오늘부로 중국 노사모는 해체합니다. 이는 어제 모인 모든 회원들의 뜻이었습니다.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으나 노사모란 단어는 이제 잊기로 한 것입니다.
노사모였음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며, 그 사실을 자랑스러워 할 것입니다. 그러나 노사모였음을
내세우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잊혀지는걸 자랑스러워하기로 했습니다. 이름도, 명예도, 그 긍지도 남김없이 사라지길
바랍니다.
우리는 알지요. 노사모의 그 순수성, 아마추어적인 풋풋함. 그러나 이제 그것이 유지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노사모를 유지하기엔 정권과 너무 가깝고, 노사모를 자랑하기엔 유혹에 너무 가깝기에.....
해체를 위해 존재했던 모임. 그 소명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노사모란 흔적을 없애기로
결정했습니다.
눈물나도록 좋았던 점은 노사모란 단체의 깃발아래 모인 모임이 아닌, 홀로선 개인이 모여 만든 모임이었다는 것입니다.
조그만 실천과 느슨한 연대가 만들어낸, 우리나라 시민단체가 꿈꾸는 그런 조직이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오늘 우리는 흩어지지만, 그 '조그만 실천과 느슨한 연대'라는 그 정신은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이 나라
이 세계 어느 자락에 있더라도, 남을 위해 그리고 결국 자신을 위해 조그만 실천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너무 많기에 말입니다. 역사는 절대로 그냥 전진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전진할 가능성만 우리에게
던져져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조그만 실천이 중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비록 이제 노사모가 흩어져도 부디 그
조그만 실천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아무런 미련 없이 흩어져서, 노무현을 감시할 사람은 감시하고, 조선일보 감시(안티조선)할 사람은 감시하고,
소파계정을 요구할 사람은 요구하고, 동서화합을 실천할 사람들은 실천하고..... 그렇게 조그만 실천을 해나가다가,
어느 순간 또 '느슨한 연대'로 뭉치길 바랍니다.
흩어진 개인은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노사모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듯이, 언제고 다시 뭉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회 이슈에서, 예를 들어 촛불시위에 그렇게 아름답게 뭉쳤던 것처럼 말입니다.
노무현은 이제 노사모의 노무현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노무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은 새로운 나라의 대통령이기에
그를 감시하는 사람들은 넘쳐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언론, 모든 시민단체가 노무현을 감시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할 일은 적습니다.
'너 뭐 노무현에게 뭐 받았니?'
아마 이런 질문을 받은 분들이 많을 겁니다. 바로 외부에서는 노사모와 노무현을 그렇게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착각합니다.
지난 3년간 사이버 보좌관과 노사모를 했는데도 노무현과 개인적인 악수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외부에서는 이런 사실을 모릅니다. 그래서 노사모를 통하면 로비라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확신]을 가질 겁니다.
그래서 노사모란 흔적을 지웁니다.
노무현을 감시하는 모임. 너무 좋은 취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그것이 노무현과 가까워지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회원가입을 막자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고생한 놈들이 '논공행상'을 하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노사모는 해체되고, 그렇게 개인으로 흩어져 이 사회의 한 자락에서 조그만 실천을 하는 깨어있는 한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랍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어느 순간이든 절실하게 할 일이 있다면 또 다시 뭉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 있었기에 중국 이외의 노사모 동지와의 만남은 거의 없었습니다. 아마 채 10분도 안될 겁니다. 아쉽습니다.
정말 아쉽습니다. 발만 동동 구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함께 하고 싶었던 여러분입니다.
그렇게 만남도 없었는데, 이렇게 작별인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그 아쉬움을 뒤로하며.....
노무현이 아니라 여러분이 희망이었습니다. 비록 우리는 지금 헤어져도 더 큰 흐름에 다시 만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여러분 앞날에 행운이 함께 하길 빌며......
여러분 사랑합니다. 그리고 너무 감사합니다.
북경에서
중국노사모 머슴 미둥 올림.
이름: 미둥 (mid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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