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에 갔다왔다.
이 다리 오른쪽에 있는 집에서는 오리를 대여섯마리쯤 길렀었다.
오리들은 낮이면 다리 밑을 흐르는 하천에 나와 미끄러지듯 수영 한판하곤
하천 중앙쯤의 바위 위에 몸을 또아리고 앉아선 햇빛 쪼이며 꾸벅 졸곤했었다.
늘어지게 한 잠 자고 나면 내일을 기약하며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매번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그 올망졸망한 꼬물락거림들을 즐기곤 했는데
이번에 갔더니 보이지 않는다.
겨울이라 추워서 안나오는 줄 알았더니
엄마에게 물어보니 얼마전에 몽땅 사라졌단다.
아마도 누군가가 잡아가 먹어버리지 않았을까란다.
정황상 그 말이 맞는 듯 하긴 하다만
난 오리들이 하천을 따라 내려가 큰 강으로
여행을 떠났으리라고 혼자 추측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