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최악의 상황으로 끝나버렸다.
아니, 이제 또 다른 시작인지도.

이라크에서 인질로 납치되었던 미군 군납업체 통역관 김선일씨는 결국 살해당했단다.
한국의 파병을 철회하지 않으면 인질을 참수하겠다는 이라크 테러리스트의 협박에
한국정부는 파병 원칙을 고수했고 테러리스트들은 살해를 감행했다.

한국정부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테러리스트의 협박에 응하기 시작하면
미래의 또 다른 테러를 부추기는 것과 마찮가지.
하지만 이번 경우는 이것을 기회로 자국민도 구하고
올바르지 않지만 미국에 등떠밀려 안할 수 없었던 파병을 미루거나
다시 고려하는 쪽으로 해보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이라크 테러리스트들의 입장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침략당한 조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별로 없겠지.
그리고 자신들이 당한 미디어를 통한 폭력적 선전선동을
거꾸로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테러는 나름대로 효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역시 테러를 용납할 수도 없는 법.
게다가 김선일씨는 이라크민들에대한 동정과 반미의식을 갖고있었다고 한다.

눈 먼 증오는 대상을 가리지않고 휘몰아치며 비극을 만든다.

이라크를 침략한 미국의 극우호전세력과 이라크 테러리스트들 둘 다 나쁜 건 사실이지만
더 나쁜 놈은 미국 극우호전세력이라고 생각.

미국은 이번 사건으로 이라크 팔루자 지역에 폭격을 개시,
(테러리스트 은신처로 의심되는 곳을 정밀 폭격한거라고 하지만
사실상 무차별 보복 폭격, 그 이상, 이하로도 보이지 않는다.)
이라크 민간인들이 또 죽었다고 한다.

9.11사태때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이어온 증오와 맹목적 분노, 복수의 고리는 아직껏 진행형.

이 비극의 고리를 끊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먼저 살해된 미군 니콜라스 버그의 아버지 마이클 버그가 5월 16일
영국 전쟁저지연합(THE STOP THE WAR COALITION)에 보냈다는 편지에서
그 희망의 싹이 보인다.

마이클 버그의 편지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