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의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다보면 먹으러 오는 녀석들의 구성이 시기별로 달라지는걸 알게된다. 아마도 영역 싸움, 자발적 이주 등의 결과인 듯.

어쨋건 요즘 가장 자주 보이는 멤버는 셋.
1년만에 다 큰 성묘가 된 비요땡(작년에 새끼 때 잠시 나랑 같이 살다가 나간 이후로 밥 때마다 와서 밥 달라고 졸라대는 거의 가족스러운 존재다)과 난지 2, 3개월 가량되는 까망 새끼 고양이, 새끼 고양이의 어미인 얼룩 삼색 고양이(이 녀석은 작년 한 해 동안만도 새끼를 평균 3마리 이상씩 2, 3차례나 낳은 걸로 알고 있다. 한데 그 많던 새끼들은 다들 어디로 갔는지 지금 남은건 까망 새끼 고양이 한마리 뿐. 재작년까지만 해도 꽤나 날렵한 미녀에 얌전 조용하던 이 녀석은 이제 삶의 풍파 탓에 폭싹 늙고 뚱뚱해졌고 싸움도 대차게 해대는 터프한 고양이가 되었다).

비요땡은 가출 뒤 거의 10여개월 가량을 길고양이로 살고 있지만 여전히 겁많고 싸움 못하며 다른 길고양이들에게 양보 아닌 양보를 거듭하는 애완 고양이스럽게 살고 있고 까망 새끼 고양이는 엄청난 식탐을 가져서 먹이를 주러 나가면 잽싸게 달려와 주위를 아옹아옹하며 정신없을 정도로 뱅글뱅글 돌고 아왕왕왕 소리를 내며 허겁지겁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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