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요땡이 어디서 다쳤는지 뒷 다리에 아주 심각해 보이는 상처를 입고 있었다.
뒷 다리 뒷 쪽 털이 몽창 빠져있고 뼈가 드러난 듯 보였다. 요땡이는 의외로 그닥 아픈 기색은 안보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저러다가 다리를 못쓰게 될 듯 했다.
걱정하다가 작년에 요땡이가 눈 병이 나서 동물병원에 갔을 때 사두고는 한
번도 쓰지 않던 고양이 가방에 넣고 (그새 다 자라서 널널하던 가방 안에 꽉 들어찼다.)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는데 의사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사람이 이미 데려와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는 것.
아마도 옆 집이나 뒷 집인 듯 한데 거기선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더군. 그런 탓에 요땡이는 동물병원의
컴퓨터 안에 2개의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었다. 이명동묘랄까.
뒷 다리 쪽 털은 빠진 것이 아니라 치료를 하느라 깎아두었던 거란다. 빨간
피부가 드러난 것을 뼈가 드러난 것으로 착각했던 거였다. 해서 간단한 연고를 바르는 정도의 치료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이 녀석 길고양이치고는 꽤 인기가 있는 녀석이었잖아. 하긴
고양이치곤 붙임성이 워낙 좋은 녀석이긴 하다. 어쨋건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