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에서 새벽으로 이어진 시위와 폭력진압으로 인해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과격한 진압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는 끝내 완전 해산하지 않았고 지쳐 시청 앞 잔디밭에 널부러진 사람들이
있는 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 나와 다시 모여 들었다.
시위 구호는 이제 정권퇴진으로 확실히 선회했고 각 언론매체들 역시 경찰의
폭력진압을 비난하기 시작했으며 6.4 보궐선거를 앞 두고 조바심이 난 듯한 한나라당에선 홍준표 원내대표가
나서 국민에게 항복하라는 서비스성 멘트까지 했다.
다시 4만여명이 모인 촛불집회는 오후 4, 5시쯤부터 거리행진으로 이어졌고
경찰들이 전경버스로 물샐 틈 없이 막아놓은 광화문 사거리에서 오랜 대치상태가 이뤄졌다. 경찰들은
기자들에 민감했고 민주당, 민주 노동당 국회의원들 까지 참여한 상태라 전날처럼 물대포 등을 이용한
강경 진압은 하지 못했다.
얼마전 사장이 바뀐 뒤(나중에 알고보니 사장이 바뀔 예정이었던 것-이명박
대통령의 대선후보시절 언론특보였던 구본홍 사장의 선임은 2008년 7월 17일 열린 YTN 임시
주주총회에서 용역업체 직원 100여명이 막아선 가운데 약 1분여 만에 날치기 통과되었다.) 우선회한
듯 뉴스전문 채널임에도 촛불집회 관련 보도의 비중이 낮던 YTN은 (아마도) 이 날 처음으로 후방에서
바라본 촛불시위 생중계 창을 뉴스 동안 띄워놓았는데 스포츠 뉴스를 하느라 그 창이 없어진 사이 경찰이
진압을 시작했다. 시위대는 종로로 밀려났고 이후 시청까지 밀려났지만 해산하지 않고 새벽 4시까지
이어졌다. 결국 4, 5시쯤 다시 도로 위에 있던 시위대에 대한 진압이 시작돼 시위대들은 시청 앞
광장으로 이동했고 일단 종료되었다...만 여전히 시민들은 아침이 되어도 완전 해산은 하지 않는 상태.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은 각종매체와 인터넷 등을 통해 집회에 나가지도 않은
내가 이전이라면 경찰청 정보과 고위간부나 알만한 이런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